자재도 제품여권 시대: EPD와 탄소 데이터가 브랜드가 된다
앞으로 자재 브랜드는 두 가지를 같이 해야 합니다.공간에서는 감각적으로 보여주고, 검토 단계에서는 데이터로 설득해야 합니다.
“어떻게 보이는가”만큼 “무엇으로 증명되는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단어가 제품여권입니다.
디지털 제품여권, DPP라고도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자재의** 디지털 이력서**입니다.
어떤 원료로 만들어졌는지, 어떤 성능을 검증받았는지, 환경 영향은 어떤지, 재활용이나 해체 단계에서는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등을 데이터로 담는 방식입니다.
EU에서는 개정 건설제품규정(CPR)을 중심으로 건설제품의 성능·환경 데이터, 디지털 제품여권, EPD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One Click LCA는 개정 CPR이 제품의 기술 정보와 환경 데이터를 담는 디지털 제품여권을 도입한다고 설명합니다. EU 집행위도 CPR 2026-2029 작업계획을 통해 건설제품 규정의 디지털화와 지속가능성 방향을 다루고 있습니다.
참고: One Click LCA CPR 가이드, European Commission CPR
물론 이 이야기가 국내 모든 자재 업체에 내일 바로 적용되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향은 꽤 선명합니다.
자재는 점점 더 투명하게 설명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투명하게 설명할 수 있는 브랜드가 더 쉽게 신뢰를 얻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변화는 시작됐습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26 친환경 건설자재 정보집을 발간하면서 정부 인증을 받은 건설자재 약 6만 개 정보를 담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정보집은 총괄본, 조달등록본, 다인증본, 가격정보본 등 4권으로 구성됐고, 조달등록본에는 약 2만 5천 개, 가격정보본에는 약 3만 5천 개 제품 정보가 담긴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참고: 노컷뉴스 보도, KEITI 친환경생활촉진 사업
이 숫자가 말해주는 것은 단순합니다.
친환경 자재는 더 이상 “좋아 보이는 이미지”가 아닙니다.\
검색되고, 비교되고, 조달되고, 검토되는 실무 데이터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자재 업체는 이미 좋은 자료를 가지고도 그것을 콘텐츠로 바꾸지 못합니다.
시험성적서는 PDF 폴더 안에 있습니다.
인증서는 홈페이지 맨 아래에 작게 걸려 있습니다.
EPD나 환경성적표지 자료는 영업팀이 요청받을 때만 보냅니다.
원료나 공정의 장점은 미팅 자리에서 말로만 설명됩니다.
정말 아깝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고객이 원하는 것은 “우리 제품 좋습니다”라는 문장이 아니라, “왜 좋은지 확인할 수 있는 근거”이기 때문입니다.
설계자는 프로젝트 기준에 맞는 자재를 찾아야 하고, 시공사는 납기와 시공성을 봐야 합니다.
발주처는 보고서에 넣을 수 있는 명확한 이유가 필요하며, 공공 프로젝트라면 조달, 인증, 녹색건축 기준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이때 자재 브랜드가 데이터를 보기 쉽게 정리해두면, 고객은 훨씬 편해집니다.
그리고 편한 브랜드는 다시 찾게 됩니다.
자재 업체가 지금 콘텐츠로 바꿔야 할 자료는 어렵지 않습니다.
<figure><img alt="스크린샷 2026-07-10 오후 2.15.22.png" src="https://rmwacxsnpucrompjullt.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blog-assets/2026-07-10/3a267fab-acba-4825-b215-45e6e9845eaf.png"><figcaption>설계자 고객이 툰트엠에서 인증 비교하는 모습</figcaption></figure>- 환경표지인증, 저탄소제품, 환경성적표지 같은 인증 정보
- 불연, 내오염, 내마모, 항균, VOC 등 시험성적서
- 재활용 원료 함량이나 원산지 정보
- 시공 가능 부위와 주의사항
- 유지관리 방법
- 납기, 조달, 가격 확인 포인트
- 기존 자재 대비 장점과 한계
중요한 것은 인증 마크를 크게 붙이는 것이 아닙니다.
그 인증이 고객에게 어떤 의미인지 풀어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환경성적표지 인증 제품입니다”라고만 쓰는 대신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생산부터 폐기까지의 환경 영향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자재입니다. 녹색건축이나 공공 프로젝트처럼 자재 근거가 필요한 현장에서 검토하기 좋습니다.”
“재활용 원료를 사용했습니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재활용 함량이 얼마인지, 색상 편차는 있는지, 내구성은 어떤지, 유지관리 방식은 일반 제품과 다른지까지 함께 설명해야 합니다. 그래야 감성이 아니라 실무 정보가 됩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친환경 콘텐츠는 말이 예쁠수록 위험해질 때가 있습니다. “완전 무해”, “100% 친환경”, “탄소 제로” 같은 표현은 기준이 분명하지 않으면 오히려 신뢰를 떨어뜨립니다. 수치가 있으면 기준을 밝혀야 하고, 자체 계산이라면 추정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B2B 자재 시장에서 가장 강한 문장은 과장된 문장이 아니라 확인 가능한 문장입니다.
앞으로 자재 브랜드는 두 가지를 같이 해야 합니다.\
공간에서는 감각적으로 보여주고, 검토 단계에서는 데이터로 설득해야 합니다.
우드 패널이라면 조명 아래 결감만 보여줄 것이 아니라 내구성, 방염 여부, 시공 방식까지 보여줘야 합니다. 타일이라면 컬러만 보여줄 것이 아니라 미끄럼 저항, 오염 관리, 줄눈 관리까지 알려줘야 합니다. 단열재라면 성능 수치뿐 아니라 시공 두께, 열교 관리, 인증 자료까지 연결해야 합니다.
제품여권 시대는 결국 자재 브랜드에게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당신의 제품은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될 수 있나요?”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브랜드는 더 멀리 갑니다. 수출 시장에서도, 공공 프로젝트에서도, 프리미엄 인테리어 시장에서도 근거가 있는 자재는 더 쉽게 검토 테이블에 올라갑니다.
좋은 자재는 이제 샘플만으로 기억되지 않습니다.
좋은 자재는 데이터까지 정리되어 있을 때 더 오래 살아남습니다.
자재 업체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거창한 선언이 아닙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자료를 꺼내는 일입니다. 시험성적서, 인증서, 원료 정보, 시공 가이드, 유지관리 안내. 이 자료들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는 일입니다.
앞으로 자재 브랜드의 신뢰는 이렇게 만들어질 것입니다.
공간에서는 감각으로 끌리고, 검토 단계에서는 데이터로 확신하는 자재.
그 사이를 연결하는 콘텐츠가 브랜드의 새로운 경쟁력이 됩니다.